언론사에 재편집·윤리 기준 강화·논의체계 마련 요청
대한초등교사협회(회장 김학희)가 JTBC의 교사 얼굴 비모자이크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JTBC가 보도한 교육청 제공 영상에서 특정 교사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방송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같은 장면을 다룬 MBC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JTBC는 얼굴·표정·말투까지 그대로 노출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 교사는 명백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이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교사의 잘못과 '얼굴을 전국에 그대로 공개하는 방식'은 다른 문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초등교사협회는 15일 공식 입장을 내고, JTBC 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세 가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첫째, "해당 교사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는 범죄자 얼굴 공개도 신중하게 결정한다. 얼굴 공개 여부를 두고 언론·법조계·인권위가 기준을 마련해 왔는데, 이번 보도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둘째, "공익 보도라 해도 인권은 보호해야 한다"며 "공익 목적을 이해하더라도, 모자이크 없이 얼굴을 노출할 정도의 공익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셋째, "잘못은 비판할 수 있어도, 인격과 존엄은 보호돼야 한다"며 교사의 잘못은 분명하지만, 잘못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얼굴·표정·말투까지 전국에 공개하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여러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나도 큰 실수하면 얼굴 그대로 방송되는 건가… 너무 무섭다", "잘못을 고발하는 건 필요하지만 모자이크는 기본 아닌가요?", "교육청 홍보 영상이라지만, 언론은 판단해야죠", "교사도 보호받아야 할 직업군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교사 사회에서도 이번 사건은 '실수에 대한 비판'과 '신원 노출'은 균형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협회는 이 사안이 특정 교사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현장 전체의 신뢰와 안정성과 연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JTBC에 △해당 영상의 재편집 또는 모자이크 처리 검토 △교원 신원 노출에 대한 언론 내부 윤리 기준 강화 △교육 전문 기자 간담회 등 보도 윤리 논의체계 마련 등을 정식 요청했다.
협회는 "교사는 비판받을 수 있지만, 인권과 존엄은 보호되어야 한다. 이는 공익보다 덜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언론 전문가들은 교육 분야 보도가 특히 '확대 재생산'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학생·학부모의 즉각적 반응 △SNS와 커뮤니티를 통한 빠른 확산 △특정 교사·학교에 대한 낙인 효과 △교사 직업 특성상 공적 이미지 훼손이 장기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 등이 그 이유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교육 전문 보도의 윤리 기준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협회는 "교사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을 그대로 공개하는 방식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언론은 공익과 인권의 균형을 지켜야 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교사의 기본적 인권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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