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종교육청 승진가산점 개정안 논란..."교육력 제고 vs 현장 반발"

기사입력 2025.06.16 15:53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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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세종지부 651명 교사 긴급설문..."수업장학 가산점 69%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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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교육청 전경

     

    세종교육청이 추진 중인 교육공무원 승진가산점 개정안을 둘러싸고 교육청과 현장 교사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 교육력 제고'를 내세워 수업장학 관련 가산점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은 이를 '교사 간 경쟁 유발'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교육청의 '교육력 제고' 명분 vs 현장의 '경쟁 조장' 우려


    세종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교육공무원 승진가산점 평정 규정 개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장교원 온라인 정책토론을 시작으로 올해 6월 10일까지 협의체(TF)를 운영하며 개정안 마련에 나섰다. 교육청 측은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승진가산점 항목 신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는 교육청의 방향과 정반대였다. 651명의 교사가 응답한 이번 설문에서 69%(450명)가 수업장학 영역 가산점 부여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 현장이 원하는 관리자상 "소통과 민주적 의사결정"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현장 교사들의 인식은 교육청의 정책 방향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학교에 요구되는 관리자의 역량"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서 '학교 구성원과 소통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역량'이 77.4%(504명)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하는 솔선수범 리더십 역량'이 70.2%(457명), '업무경감으로 수업에 집중하는 노동환경 조성 역량'이 52.4%(341명)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교육청이 강조하는 '수업 장학을 지원하는 수업코칭 역량'은 5.2%(34명)에 그쳤다.


    ■ "정책 먼저, 인센티브 나중" 교육청 행보에 비판


    전교조세종지부는 1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세종교육청의 이번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상미 지부장은 "올 3월 개교한 캠퍼스고등학교의 연구학교 지정, 수업 선도교사 선발 배치 등 교육청이 말하는 교육력 제고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며 "승진가산점 개정은 정책을 먼저 펼친 후 이에 참여한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청의 정책 추진을 위해 교사를 경쟁적 분위기로 몰아세울 위험한 시도"라며 "71%(463명)의 교사가 수업장학 영역 가산점 확대 시 학교의 부정적 변화를 우려한다고 답했다"고 강조했다.


    ■ 5차례 협의체 운영했지만 "합의점 찾지 못해"


    교육청과 현장 간 입장차는 협의체(TF) 운영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전교조세종지부에 따르면 5차에 걸쳐 진행된 학교급별, 분임별 논의에서 교육청은 지속적으로 "교육력 제고를 위한 항목 추가"를 고수했지만, 결국 어느 분임에서도 합의된 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세종지부는 "교육청이 형식적으로는 교원단체와 현장교사의 의견을 듣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으나, 교사가 요구하는 관리자의 역량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관리자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 연구학교·수업대회 "이미 쇠퇴하는 사업"


    전교조세종지부는 교육청이 가산점 대상으로 검토 중인 연구학교와 수업 연구대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학교는 교사의 과중한 업무와 실적 보고를 위한 사업 추진에 몰두하게 해 학교 현장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지 않아 이미 쇠퇴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수업 연구대회는 매시간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과 대회장에서의 발표식 수업 사이에 물리적 거리가 크게 존재한다"며 "이런 활동이 승진가산점 항목으로 지정된 지역에서조차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항목의 적용 기한을 만료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교육청은 협의체 종합 의견을 바탕으로 내부 협의를 통해 승진가산점 개정안을 수립하고, 현장 의견을 재수렴한 후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의 강력한 반대 여론을 고려할 때 원안 추진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교조세종지부는 "세종교육청이 현장이 요구하는 구성원과 소통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역량을 지닌 관리자를 선발하라"며 "교육청 정책 추진을 위해 인사제도를 악용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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