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7.05 15:02
Today : 2025.07.07 (월)
"선생님들이 마음 편하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세종 참샘초등학교 교장실. 벽면 가득 붙어있는 아이들 사진과 편지, 그리고 각종 법전들이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남윤제 교장(세종특별자치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교장실이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고, 선생님들에게는 안전한 피난처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내년 세종교육감 선거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남 교장을 만나 그의 교육철학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장실
교장실 한쪽에 놓인 사탕 바구니가 눈에 띈다. "월요일마다 아이들이 와서 사탕을 가져가요. 대신 규칙이 있어요. 복도에서 뛰면 안 되고, 노크 없이 들어오면 안 되고, 한 번에 여러 개 가져가면 안 되죠."
남 교장은 이런 작은 규칙들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한다. 벽면에 붙은 전교생 명단에는 각 학생의 사진과 함께 세세한 기록들이 적혀있다. "우리 학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제가 가장 잘 알아요. 그래야 선생님들을 도와줄 수 있거든요."
매일 아침 등교지도를 할 때도 특별하다. 요일별로 다른 캐릭터 장갑을 끼고 아이들과 주먹인사를 한다. "처음엔 아이언맨 하나만 있었는데, 아이들이 스파이더맨, 헐크도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 "나에서 우리가 되는 것이 교육"
남 교장의 교육철학은 명확하다. "교육은 나에서 우리가 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학교 공동체 전체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이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 대처하지 않고 우리가 대처한다는 걸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관리자인 제가 보호해준다는 걸 알면 선생님들은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게 되어 있어요."
실제로 참샘초는 선생님들의 자발적 참여로 유명하다. 졸업식 때 선생님들이 직접 준비한 축하공연, 아이들 개별 도서 출간 프로젝트 등이 모두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 악성민원에 맞서는 든든한 울타리
교장실 벽면에 "악성민원 강경대응"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있다. 남 교장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민원은 관리자가 받는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나 서이초 사건을 보면, 그 선생님들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평상시 신뢰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새벽부터 학교에 나와 각종 사안들을 미리 처리한다. "선생님들이 올 때는 하나도 안 바쁜 것처럼 여유롭게 맞이해야 해요. 바쁜 척하면 아무도 안 와요."
■ 법전 공부하는 교장
교장실 한쪽에 빼곡히 꽂힌 법전들이 인상적이다. 국가공무원법부터 아동학대 관련법까지 다양하다.
"변호사는 선생님을 도와주는 게 우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법을 많이 알아야 선생님들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어요."
실제로 전국 각지에서 법적 문제에 휘말린 교사들이 그에게 조언을 구한다. "(저에게 도움을 받은 선생님들께) 고맙다고 (저에게) 인사 하지 말고, 후배들을 위해 그 역할을 해달라고 해요. 그게 선순환의 시작이죠."
■ 교육감 출마설에 대한 입장
내년 세종교육감 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는 학교 일선 현장에서 교육활동을 하는 게 가장 보람있습니다. 교장과 교원단체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예정이에요."
대신 교육정책에 대한 소신은 분명히 밝혔다. "교실에서는 정치적 중립이 맞지만, 교실 밖에서는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우리 조직이 선생님들을 보호할 수 있거든요."
■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
인터뷰 말미, 남 교장은 "어떤 선생님이 제를 보고 꿈을 꾼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순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누군가에게는 꿈이 될 수 있다면, 그 책임감을 갖고 더욱 성실하게 해야죠."
그는 "모든 아이가 따뜻한 품을 찾을 수 있는 학교, 선생님들이 마음 편히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진흙 없이 피는 연꽃은 없습니다. 학교에서 교장은 진흙의 역할을 해야 해요."
남윤제 교장의 이 말처럼, 그는 오늘도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마음껏 꽃피울 수 있도록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본기사는 세종교육신문, 전북미래교육신문에서 공동 송출하며, 세종초등교사협회 하태건회장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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