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12.09 17:00
Today : 2025.12.10 (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강주호)가 아동학대 의심 시 제3자의 몰래 녹음을 법적 증거로 인정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강력 반대하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19일 아동·노인·중증 장애인 등에 대한 학대가 의심될 경우 제3자의 타인 간 대화에 대해 녹음이나 청취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법적 증거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학대처벌법」, 「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김예지 국회의원 대표 발의)되었다.
교총은 "아동학대는 예방·근절돼야 하고, 사회적 약자는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이루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고민 없이 아동학대 의심만으로 제3자에 의한 몰래 녹음을 합법화하는 방식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특히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을 18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어,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교 수업 중 제3자가 몰래 녹음한 내용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법적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는 학생들과 교사가 자신도 모른 채 제3자에 의해 언제든 음성권과 초상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뿐 아니라, 교실이 불신과 감시의 공간으로 변질되어 교육 현장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서 "대법원에서 여러 번 판결을 통해 수업 중 교사의 발언은 사법부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개되지 않은 대화'로 판단한 영역"이라며, "대법원과 각급 법원이 일관되게 제3자의 몰래 녹음은 위법하며 증거능력도 부정해 온 만큼,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려는 입법은 사법 체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사법부의 판단은 단지 현장 교원에 대한 보호의 문제가 아닌, 헌법으로 보장한 국민 전체의 통신·사생활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기준"이라며, "입법부는 이 같은 사법부의 판단과 법적 원칙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교원은 언제든 녹음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수업·상담·지도 과정에서 교육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교실이 감시 환경으로 바뀌면 교원은 방어적 대응에 몰리고,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어려워지며, 수업 분위기 자체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몰래 녹음은 교사의 교육적 목적의 언행과 교실 상황을 상당히 왜곡하거나 짜깁기될 위험이 있고, 또 몰래 녹음자료를 근거로 교사에 대한 왜곡된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를 언급하는 상황들이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특수·통합교육과 관련하여 "녹음 우려는 특수교사의 교육적 상호작용을 위축시키고, 장애 학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여 통합학급 기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며, "결국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이 오히려 학교 공동체에서 배제되는 역설적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이미 일부 학부모들이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만을 품고 몰래 녹음을 근거로 아동학대 신고를 제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몰래 녹음 자체가 허용된다면 악성 민원과 무고성 신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교육 현장 전체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실은 감시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과 배움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며 "따라서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되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법안 철회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앞으로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교육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번 법률 개정안과 관련해 학교 현장의 깊은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하는 등 향후 입법 과정에서 저지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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