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12.09 17:00
Today : 2025.12.10 (수)
고교학점제의 핵심 제도인 미이수제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 고등학생 10명 중 6명이 '낙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학점제 시행 후 자퇴를 고민한 학생이 3명 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 3단체는 18일 전국 고등학생 1,6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행 고교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특히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와 선택과목 평가방식 문제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나타났으며,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미이수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학생' 또는 '문제학생'으로 여겨진다고 응답한 비율이 60.4%였고, 보충학습이 실제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5.6% 수준에 그쳤다. 절반 이상의 학생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53.1%)고 답한 것은, 현행 미이수 제도가 학습 지원 장치로 기능하기보다 학생에게 낙인과 부담을 남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1 학생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 26.3%, 그렇지 않다 27.1%)고 답해, 학점제가 전제하는 조기 진로 결정 구조가 실제 학생 상황과는 거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2개 선택)에서도 '진로(학업·직업)'가 70.7%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다음으로는 '적성과 흥미'(45.4%), '내신 유불리'(45.0%)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작용해, 진로 미정의 학생들이 과목 선택 시 상대적으로 성적 부담이 적은 과목을 선택할 개연성이 높은 현실이 드러났다.
고교학점제에 따른 이동수업 체제에서도 소속감·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이 과반(55.6%)이었고, 상대평가 아래 경쟁이 강화된다는 인식이 74.3%에 달하는 등, 학점제가 학생의 학습 환경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특히 고교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학원·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이 무려 70.1%에 달했고,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학생은 불과 12.1%로 나타나 고교학점제가 학생·학부모에게 추가적인 사교육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자퇴를 적극적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는 학생은 응답자의 33.5%에 달했다. 그 이유로 학생들은 '학교 학생수도 너무 적어서 내신 따기 너무 힘들고 다른 학교에 비해 성적 받기 힘든 학교라 자퇴하고 정시 공부하고 싶다', '진로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택과목을 선택했는데 이제 진로가 생겼지만 선택과목이 바꿔지지 않아서 내 진로 쪽으로 가기 위해 자퇴를 고민했다', '미이수 점수를 받을까봐 두렵고,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졸업을 못할 바엔 검정고시가 낫다' 등을 들었다.
학교 규모에 따라 개설 가능한 과목 수가 달라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9%가 불공평하다고 답해, 학교별 교육 여건의 격차에 따라 학습 기회가 불공평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담임교사의 교과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61.4%로 나타나, 학점제 구조가 학생들에게 다층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선택과목 평가방식 개선 요구도 컸다. 일부 과목이라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2개 응답) 109.8%가 찬성했으며, 과목 회피를 줄이고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에 교원 3단체는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부에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및 미이수제 전면 폐지 △진로·융합선택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부터 신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교원 3단체는 "교원과 학생 모두 교육적 효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교학점제의 주요 골자들을 신속히 손질해 나가야만, 올해 설익은 제도의 첫 적용대상이 된 고1 학생들의 진급 시 현장혼란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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